인간 불확실성의 근원인 우주
안녕하세요? 오늘은 인간 불확실성의 근원인 우주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주 공간을 무수히 오가며 측량하고, 심지어 점유하는 것은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곳을 정복하기는 영원히 불가능합니다. 호기심이 많은 우리 인간에게 탐험은 숙명입니다. 인간은 오랜 세월 지구를 측정하고 횡단하고 점유해 왔는데, 지난 세기부터는 그 관심을 미개척지인 우주로 돌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주에 대한 관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행성 B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구의 자원이 고갈되고 끝내 지구가 황폐화되면, 거주가 가능한 새로운 행성으로 이주해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그 대상으로는 단 하나뿐입니다. 생명체를 찾아볼 수 없는 척박한 황무지이고, 평균기온이 영하 60도에 이르며, 대기압이 지구의 1퍼센트도 되지 않는 붉은 행성, 즉 화성뿐입니다. 무료한 몇몇 억만장자들은 어떻게든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신경 철학자이자 지정학자인 나이프 알-로드한의 말처럼 현재 우리의 신체 구조로는 머나먼 우주 공간에서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비롯해 다양한 어려움이 눈앞에 있는데도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주 식민지화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있드면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가 말했던 충고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있지도 않은 것을 탐내다가 가진 것마저 잃어버리는 <이솝 우화> 속의 개가 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지구만이 존재할 뿐, 행성 B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림자를 좇느라 알맹이를 잃어버리지 말라는 교훈을 더욱 새겨들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은 우주가 아닌 지구입니다.
달나라에 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원래 이들은 전쟁용 대포를 주로 만들었는데, 전쟁이 끝나자 무기력하고 따분한 일상에 힘들어하였습니다. 그때 대포 클럽의 회장인 바비 케인이 독특한 제안을 하였습니다. 달나라에 포탄을 쏘아 올릴 대포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바비 케인은 과학적인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계산을 바탕으로 해서 정확하게 겨냥된 포탄이 초속 12킬로미터로 날아간다면 달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실험을 해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이 장면은 비행기도 없던 시절인 1865년 발표된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의 내용입니다. 대포 클럽 회원들은 많은 어려움을 거쳐 달나라로 향합니다. 1869년 발표된 <달나라 탐험>은 <지구에서 달까지>의 속편인데, 포탄을 타고 우주로 날아간 주인공 일행이 신비로운 달의 이모저모를 탐사하는 내용입니다. 유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비행 궤도를 수정하는 등 오늘날 현대 우주 탐사에서 고려해야 할 거의 모든 것들이 두 편의 소설에 담겨 있습니다. 19세기의 상상력은 21세기에 이르러 현실이 되었는데, 우리 시선은 이제 파헤칠 대로 파헤쳐진 지구를 버리고 우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근거 없는 낙관론은 위험합니다.
생각해 보면 인간은 태초부터 우주를 꿈꾸어 왔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정확하게 말하면 별의 이동을 살피며 고단한 삶의 자리를 건사했습니다. 먹고사는 일에만 전념하지 않고, 하늘과 별을 올려다보며 누군가는 노래를,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하늘과 별, 넓게 보면 우주는 인간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20세기에는 냉전의 산물로서 우주 경쟁이 이어졌고, 21세기에 이르러 우주는 도피처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주가 그만큼 우리 곁에 가깝게 다가온 것이었습니다. <뉴 필로소퍼> 15호의 큰 주제는 space입니다. 사이버 공간과 우리 삶의 공간을 정리하는 일에 대한 글들도 있지만, 그중 많은 건 역시 우주라는 공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 클라리사 시벡 몬테 피오리는 그의 저서 <골칫거리만 짊어지고 온 거야>에서 우주 변경으로 이주한, 하지만 지구에서 살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고충을 안고 살아가는 한 인물이 등장하는 단편 소설을 소개합니다. 저널리스트 세바스천은 탈모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 글들로, 급기야 암 진단을 받고 충격에 빠집니다. 이야기 끝에 또 다른 등장인물이 중얼거립니다. 이렇게 멀리까지 왔는데 골칫거리만 짊어지고 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라리사 시벡 몬테 피오리는 우주로 떠나는 동기가 무엇이든, 근거 없는 낙관론은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구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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